정유정 작가님의 팬이 었기 때문에 <진이, 지니>라는 책은 망설임 없이 바로 읽어 볼 수 있었습니다. 읽으면서 너무 재밌기도 했고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해줄 만한 책이었습니다. 책의 줄거리와 느낀 점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람 진이와 동물 지니가 체인지되다

주인공은 침팬지 사육사인 진이와 인간과 가장 유사한 DNA를 지닌 보노보 지니, 그리고 30살에 집에서 쫓겨난 백수 민주 이렇게 3명이 주인공입니다. 여기에서 나오는 보노보라는 동물은 인간만큼 공감능력이 좋고, 침팬지보다 감정이 훨씬 깊고 풍부하고 지능도 아주 높은 동물이라고 합니다. 저는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보노보라는 동물을 알지 못했는데 궁금해서 인터넷을 통해 알아보니 생긴 것은 침팬지와 유사하게 생겼습니다. 침팬지는 인간 남성과 비슷한 기질을 지니고 있는 반면 여기서 나오는 보노보는 여성 쪽에 더 가깝다고 합니다. 주인공 진이의 또 다른 페르소나인 지니가 인간도 침팬지도 아닌 보노보여야 했던 이유가 바로 보노보의 이런 특성들 때문이라고 합니다. 주인공 진이는 예전에 스승과 함께 보노보를 연구하기 위해 콩고의 어떤 캠프에 갔다가 그곳에서 불법으로 포획되어 철장에 갇혀 있는 보노보를 발견합니다. 하지만 위험한 현지 사정 때문에 도움을 구하는 보노보의 눈빛을 외면한 채 구하지 못하고 도망치듯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후 죄책감을 가지고 살면서 사육사 일에도 회의감을 느끼면서 일을 그만두고 유학을 가기로 마음먹게 됩니다. 유학 가기 전날 저녁, 스승으로부터 호출이 옵니다. 침팬지 관에 유일한 성채 암컷인 이 드디어 출산 진통을 시작했다고 해서 진이는 그곳으로 향하게 됩니다. 팬은 15년 전에 어미에게 버림받은 갓난쟁이 침팬지였고, 진이는 그때 유모 임무를 맡은 사육사 보조 아르바이트생이었습니다. 팬은 세 살이 될 때까지 진이의 손에서 자랐습니다. 스승이 진이를 부른 건 곧 양 할미가 될 진이를 배려한 것이었습니다. 모두들 모인 그 시각에 갑자기 전화가 옵니다. 어떤 119 구조대에서 그들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임동호 주변 한 별장에서 불이 났고 그곳에는 불법 밀수된 동물 여섯 마리가 별채에 갇혀 있었으며 구조를 하던 중 침팬지 한 놈이 호숫가 미루나무 꼭대기로 도망가 한 시간째 내려오지 않으니 전문가가 와서 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진이는 스승과 함께 그쪽으로 가게 됩니다. 119와 협조하에 보게 된 그 동물은 침팬지가 아닌 보노보였습니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조심스럽게 보노보에게 다가가던 진이는 미끄러져서 떨어질 뻔합니다. 그때 보노보가 손을 뻗어 진이의 손목을 잡아 주려고 하는데 밑에서 지켜보던 구조대는 진이가 공격당하는 줄 알고 보노보를 향해 마취총을 쏘았고 둘은 함께 매트리스로 떨어집니다. 마취총을 맞고 쓰러진 보노보를 품에 안고 스승님이 운전하는 차의 조수석에 앉아 동물원으로 돌아가던 중 코너를 돌다가 고라니와 부딪치면서 큰 사고가 납니다. 진이는 교통사고의 충격으로 차의 앞유리를 뚫고 나갑니다. 그리고 눈을 떠보니 진이는 지니(보노보)의 몸속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사고 현장으로 찾아간 진이, 즉 보노보의 몸을 한 진이는 사고 현장으로 갑니다. 이미 수습되어 있었고 구급대도 떠난 상황이었습니다. 졸지에 진이는 보노보가 되어버렸습니다. 산속에서 갈 곳 없이 정자에서 노숙을 하던 민주라는 남자를 만나게 됩니다. 민주를 향해 조심스럽게 다가간 진이는 보노보의 몸을 했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몸짓으로 민주에게 자신을 사람이라고 열심히 설명을 했습니다. 믿어주지 않는 민주에게 텍스트를 이용해서 자신이 그냥 동물이 아닌 사람 진이라는 것을 납득시키는 데 성공합니다. 민주에게 자신의 몸이 누워 있는 병원으로 데려다 달라고 합니다. 민주는 뉴스로 119 구조대와 동물원 측에서 탈출한 보노보를 찾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민주는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싶지 않아 했고 그래서 진이는 조건을 걸게 됩니다. 자신을 자신의 몸이 있는 병원에 데려다준다면 민주에게 계약금으로 500만 원, 완수 금으로 500만 원을 주기로 두 사람은 합의합니다. 그렇게 민주는 가방에 지니를 숨긴 뒤 병원으로 향합니다. 가느길이 순탄치 만은 않았습니다. 중간중간에 웃긴 장면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병원에 도착한 그들은 중환자실에 있는 진이의 몸을 찾아냈습니다. 대형사고였던 만큼 진이의 몸 상태는 심각했고 다시 소생하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자신의 몸을 만나게 된다면 뭔가 해결이 될 거라고 믿고 있었던 진이는 굉장히 혼란스러워합니다. 병원까지 오는 사흘 동안 진이는 자기 정신이 진이에서 지니로 반복해서 왔다 갔다 할 때가 있었던 것을 되새겨보니 인간으로서 자신의 몸은 곧 세상을 떠나게 될 것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이대로 자기가 이제 진이의 몸속으로 자신의 원래 몸속으로 들어갈 경우 자신이 죽게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진이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자신의 몸으로 다시 들어가 인간으로서의 죽음을 받아들일 것인지, 보노보의 몸에 사람의 영혼으로 살아갈 것인지 엄청난 고민을 합니다. 그러다가 진이는 결국 죽음을 선택하기로 합니다. 그리고 사흘간 그녀를 도왔던 민주는 그녀를 보내주기로 합니다. 

 

남녀노소 좋아할 만한 책

소설의 초중반에는 재미있는 부분도 많았고 동물과 사육사와의 유대감이 돋보이는 작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끝으로 갈수록 슬펐지만 아름다운 이야기였습니다. 흔치 않은 동물과 인간의 영혼 체인지 느낌의 소재가 신선했고 감동적인 부분도 있었고 결론적으로는 동화 같은 작품이었습니다. 선선한 가을에 읽어보기에도 너무 좋은 소설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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